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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포 광장, 대성당, 골목 산책…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걷는 하루

by lilyhouse22 2025. 4. 16.

 

이탈리아 시에나

 

유럽 여행 중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걷기 좋은 도시’를 찾는다면 이탈리아의 **시에나(Siena)**는 정말 매력적인 선택이에요. 이곳은 자동차 없이도 충분히 여행할 수 있는 중세 도시로, 붉은 벽돌로 뒤덮인 거리와 예술적인 건축물, 여유로운 광장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요.

토스카나의 햇살 아래, 성 안 마을처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와 함께 걷는 하루는, 그냥 스쳐가는 관광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되어줄 거예요. 특히 걷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가 되고, 역사 속 장면을 마주하는 듯한 도시 시에나. 그 특별한 하루를 함께 걸어볼까요?


1. 활기찬 ‘캄포 광장’에서 시작하는 가족 여행

시에나에서의 하루는 자연스럽게 **캄포 광장(Piazza del Campo)**에서 시작돼요.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 이 넓은 광장은 시에나의 중심이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커다란 놀이터 같아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공간이라 더욱 안전하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여행자들 틈에 아이도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요.

광장 주변엔 오랜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붉은 벽돌 건물들이 둘러서 있고, 그 한가운데엔 시에나의 시청사와 ‘망토탑’이라는 뜻의 **만자탑(Torre del Mangia)**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어요. 이 탑은 원한다면 올라갈 수도 있는데, 아이와 함께 오르려면 조금 체력이 필요하긴 해요. 대신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시에나의 붉은 도시 전경은 그 수고를 단번에 보상해줄 만큼 아름답답니다.

광장 주변에는 카페와 젤라또 가게가 많아 잠깐씩 쉬어가기에도 좋아요. 특히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단에 앉아 광장을 내려다보는 그 순간, “아, 정말 유럽에 왔구나” 싶은 감정이 물씬 올라올 거예요.


2. 시에나 대성당에서 만나는 예술과 역사

광장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웅장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시에나 대성당(Duomo di Siena)**이 모습을 드러내요. 이 대성당은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대리석으로 장식된 외벽 덕분에 아이들의 눈에도 아주 특별하게 보이죠. “왜 교회가 얼룩말처럼 생겼어?”라는 천진한 질문이 나올지도 몰라요.

대성당 내부는 그야말로 예술의 향연이에요. 아름다운 천장 장식과 대리석 바닥, 조각상과 벽화 하나하나가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죠. 특히 성당 바닥에는 중세 시대 이야기들을 대리석 인레이로 표현한 그림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좋아요. “이 그림은 어떤 이야기일까?” “여기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자연스럽게 상상력도 자극돼요.

또한, 대성당 옆의 **피콜로미니 도서관(Biblioteca Piccolomini)**은 꼭 들러야 할 숨은 명소예요. 천장과 벽면 가득 채워진 프레스코화는 화려하면서도 정교해서 아이들에게 “이건 진짜 그림이야?”라는 감탄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답니다.


3. 붉은 벽돌 골목길 따라 걷는 시간 여행

시에나의 진짜 매력은 골목에 있어요. 중심 관광지를 조금만 벗어나도 구불구불 이어진 붉은 벽돌 골목길이 펼쳐지는데, 이 길을 걷다 보면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어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고, 길 위로는 빨래가 펄럭이고, 바닥은 낡았지만 정감 어린 돌길로 이루어져 있어서 걷는 그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에요.

골목마다 작은 성당, 고양이 한 마리, 숨은 전망 포인트가 툭툭 나타나요. 아이가 마음껏 상상하고 관찰할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하죠. 가끔은 벽에 붙은 오래된 창문 하나에도 “저기 안에는 누가 살았을까?” 하고 궁금해지게 되니까요.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건, 이 골목길 안에는 정말 맛있는 현지식 트라토리아와 젤라또 가게들이 숨어 있다는 것!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조용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노을 지는 저녁 무렵 작은 광장에 앉아 젤라또를 나눠 먹는 그 시간—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되어줄 거예요.


시에나에서 걷는 하루, 그 자체가 특별한 여행

시에나는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도시예요.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즐길거리는 없지만, 그 대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여행을 아이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곳이죠. 가족 모두가 여유롭게 도시를 느끼며 함께 걷고, 쉬고, 이야기 나누는 하루.

아이에게는 역사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골목 탐험이 되고, 부모에겐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치유의 시간이 되어주는 곳. 시에나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소란스럽지 않지만,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따뜻한 여행이 되어줄 거예요.